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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텍필립의 새 컬렉션, 큐비투스

  • bhyeom
  • 3월 18일
  • 4분 분량

파텍필립이 무려 25년 만에 선보인 완전히 새로운 컬렉션, 큐비투스다. 이 시계만큼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논란이 된 시계가 있을까?


큐비투스 5822P-001
큐비투스 5822P-001

파텍필립의 새 컬렉션 큐비투스가 공개되었다. 신규 컬렉션은 지난 1999년 출시된 트웬티~4 이후 처음이고, 남성용 워치로 한정하면 1997년 아쿠아넛 이후 처음이다. 당연히 전 세계 애호가들의 관심이 큐비투스로 쏠렸다. 이번 모델은 사각 형태(엄밀하게 얘기하면 팔각 형태)의 일체형 브레이슬릿 스포츠 워치다. 공교롭게도 출시 전 광고 이미지가 유출되면서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심지어 노틸러스의 이미지를 수정한 가짜 정보라는 얘기까지 돌았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실망감이 컸던 것일까? 하지만 유출된 정보는 이내 사실로 밝혀졌다. 지난 10월 17일, 파텍필립은 독일 뮌헨에 600여 명의 시계 관계자를 초청해 자신들의 새로운 컬렉션, 큐비투스를 선보였다.



큐비투스 5822P-001
큐비투스 5822P-001
큐비투스 5822P-001
큐비투스 5822P-001
기계식 셀프 와인딩 칼리버 240 PS CI J LU
기계식 셀프 와인딩 칼리버 240 PS CI J LU
큐비투스 5822P-001
큐비투스 5822P-001

큐비투스 5822P-001

Ref. 5822P-001

지름 45mm

케이스 플래티넘, 3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셀프 와인딩 칼리버 240 PS CI J LU, 약 48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그랜드 데이트, 요일, 문페이즈 디스플레이

다이얼 블루

스트랩 블루 패브릭



노틸러스의 아류?

공개 직후 전 세계 시계 커뮤니티가 들썩거렸다. 케이스가 사각 형태로 바뀐 것을 제외하면 모든 요소가 노틸러스와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이다. 새 컬렉션이라기보다 노틸러스의 아류 혹은 하위 컬렉션 같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파텍필립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이번 프로젝트는 CEO 티에리 스턴이 주도했다. 그는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오랫동안 브랜드의 컬렉션에 사각형 시계를 추가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각’이라는 콘셉트를 전제하고 제품 개발에 착수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파텍필립은 4년 동안 개발을 진행했고, 이미 2039년까지 추가 모델이 계획되어 있다고 한다. 즉 큐비투스는 단순히 트렌드를 의식해 즉흥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사각 시계 컬렉션으로 오랫동안 존속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다. 아무리 파텍필립이라도 성공적인 컬렉션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1996년 선보인 파텍필립의 스틸 브레이슬릿 워치, 넵튠은 빠르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금까지 기억하는 이가 많지 않다. 큐비투스의 보수적인 디자인은 기존 인기 컬렉션에 뿌리를 두고 안정적으로 사각 시계 컬렉션을 전개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큐비투스 5821/1A
큐비투스 5821/1A
큐비투스 5821/1A
큐비투스 5821/1A

큐비투스 5821/1A

Ref. 5821/1A

지름 45mm

케이스 스틸, 3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셀프 와인딩 칼리버 26-330 SC, 약 4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날짜 다이얼 그린

스트랩 스틸 브레이슬릿



직선과 곡선의 절묘한 만남

공식 사이즈는 45mm다. 이는 가로나 세로 길이가 아니라 케이스의 대각선 길이다. 일반 원형 45mm 시계보다 살짝 작게 느껴지지만 파텍필립의 다른 스포츠 워치와 비교하면 꽤 큰 사이즈다. 큼직한 사이즈에 정사각형으로 직선 라인을 강조해 손목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확실히 곡선 위주의 노틸러스보다 좀 더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감각이 느껴진다. 직선 라인이 분명한 시계임에도 은근히 부드러운 이미지가 녹아 있다. 시계 곳곳에 곡선을 은밀하게 숨겨놓았기 때문인데, 특히 케이스 측면에서 브레이슬릿으로 연결되는 곡선 라인에서 가장 극적으로 느낄 수 있다. 4개의 모서리를 곡선 처리하고 바로 아래 미들 케이스의 곡선 라인과 대칭이 되도록 했다. 두 라인은 접점에서 살짝 만난 다음 서로 비켜서 제 갈 길을 간다. 이 교차점에서 직선도 곡선도 아닌 착시가 발생하는데, 이는 기존 노틸러스의 베젤에서 경험했던, 직선과 곡선이 절묘하게 섞인 디자인을 떠올리게 한다. 노틸러스와 비슷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요소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형태를 만든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완벽한 디자인일수록 각 요소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하나를 바꾸면 다른 요소들도 함께 틀어지고 전체 디자인의 밸런스가 쉽게 무너진다. 큐비투스는 노틸러스에서 형태라는 모듈만 따로 떼어내 다른 모듈로 교체한 결과물이다. 그럼에도 전체 디자인 언어는 꽤 무리 없이 작동한다. 전략적으로 지나치게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쉽지만, 그렇다고 시계 자체의 디자인을 폄하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어쨌든 이 제품의 심연에는 노틸러스라는 잠수함이 순항 중이니 말이다.


큐비투스 5821/1AR
큐비투스 5821/1AR
큐비투스 5821/1AR
큐비투스 5821/1AR
기계식 셀프 와인딩 칼리버 26-330 SC
기계식 셀프 와인딩 칼리버 26-330 SC

큐비투스 5821/1AR

Ref. 5821/1AR

지름 45mm

케이스 로즈 골드 및 스틸, 3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셀프 와인딩 칼리버 26-330 SC, 약 4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날짜 다이얼 블루

스트랩 로즈 골드 및 스틸 브레이슬릿



새로운 그랜드 데이트 컴플리케이션

큐비투스 컬렉션은 3개의 레퍼런스로 선보인다. 5822P-001은 플래티넘 케이스의 컴플리케이션 모델이다. 대표 모델인 만큼 새로운 칼리버 240 PS CI J LU를 탑재했다. 칼리버 240을 기반으로 제작한 무브먼트로 개발하는 데 약 6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12시 방향에 2개의 창으로 날짜를 표시하는 그랜드 데이트를 갖췄고, 4시 방향에 스몰 세컨즈, 7시 방향에 요일과 문페이즈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그랜드 데이트에는 파텍필립만의 최신 기술이 적용되었다. 날짜가 바뀔 때 요일 인디케이터와 2개의 날짜 휠이 18밀리초 만에 동시에 점핑한다. 파텍필립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메커니즘 등 6개의 기술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그럼에도 무브먼트 두께는 4.76mm에 불과하며, 시계 전체 두께도 9.6mm로 슬림하다. 다른 플래티넘 모델처럼 6시 방향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는데, 사각 케이스에 어울리도록 브랜드 최초로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적용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큐비투스 5821/1A는 칼리버 26-330 SC를 장착한 그린 다이얼 모델이다.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색감이 단종된 노틸러스 5711 그린 모델과 거의 비슷하다. 노틸러스 그린 모델은 리세일 시장에서 가격이 10배까지 치솟았는데, 큐비투스 그린 모델이이 유니콘을 대체할 수 있어 높은 인기가 예상된다. 사이즈는 그랜드 데이트 모델과 동일하지만 두께는 8.3mm로 더 슬림하다. 일체형 스틸 브레이슬릿은 노틸러스와 거의 동일한 형태다. 함께 출시된 큐비투스 5821/1AR은 로즈 골드와 스틸 소재를 조합한 블루 다이얼 모델이다.


큐비투스 5821/1AR
큐비투스 5821/1AR

큐비투스 5821/1AR
큐비투스 5821/1AR

아무튼 파텍필립 스포츠 워치

부정적인 여론이 많지만 큐비투스는 분명 성공할 것이다. 노틸러스를 구하려는 수요가 큐비투스로 이동할 것이며, 시간이 흐르면 결국 ‘파텍필립의 스포츠 워치’라는 절대 개념으로 수렴될 테니까. 파텍필립의 연간 생산량은 거의 정해져 있다. 더 많이 생산하지 않는 이상 큐비투스를 위해 기존 스포츠 모델의 생산량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노틸러스와 아쿠아넛은 더 희소해질 것이고, 큐비투스가 그 공백을 채울 것이다. 언젠가 큐비투스가 단종된다면 그 이유는 대중의 외면이 아닐 확률이 높다. 지금의 노틸러스가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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