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호겐이 말하는 로저드뷔의 바이레트로그레이드
- bhye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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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Retrograde of Roger Dubuis as Seen by Kristian Haagen
워치스 & 원더스 2025에서 로저드뷔 창립 30주년을 맞아 선보인 컬렉션은 브랜드의 정체성과 기술적 유산을 현대적으로 계승했다. 이에 깊은 애정을 지닌 시계 전문가 크리스티안 호겐과의 인터뷰를 통해 <GMT KOREA>가 로저드뷔의 상징적 컴플리케이션과 신작에 대한 그의 통찰을 들어보았다.
로저드뷔는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메종의 정체성과 오트 오를로제리에 대한 집념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기념비적 타임피스를 공개했다. 그중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는 1995년 창립자 로저 드뷔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세상에 첫선을 보인 작품, ‘심퍼티 바이레트로그레이드 퍼페추얼 캘린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현대적 해석이자 진화다. 이 모델은 로저 드뷔라는 이름이 오트 오를로제리의 세계에 처음 발을 들이며 남긴 상징적 이정표였다. 그리고 그 유산은 오늘날까지도 로저드뷔의 디자인 언어와 기술적 철학을 상징하는 존재로 수많은 시계 애호가들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오리지널 모델의 쿠션 케이스는 정제된 미학과 고전적 품격을 아우르며, 절제된 바로크 디테일로 독창적 우아함을 완성했다. 다이얼에는 6시 방향의 문페이즈 인디케이터, 12시 방향의 월 및 윤년 디스플레이가 배치되었고, 좌우에는 반원형 스케일을 따라 움직이는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의 날짜 및 요일 디스플레이가 대칭적으로 자리한다. 각 핸즈는 주기가 끝나면 단숨에 복귀하는 순간적 점핑 메커니즘을 구현하며, 이 독창적인 레이아웃은 시각적 긴장감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자아낸다. 이러한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는 당시 워치메이킹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고난도의 기술과 혁신을 갖춘 기능으로, 이후 로저드뷔 정체성의 근간이 되었다.
이 ‘심퍼티’ 모델의 바이레트로그레이 디스플레이에 깊이 매료되었던 한 시계 전문가가 있다. 2001년 자신의 첫 번째 저서에 이 모델을 심층적으로 다룰 만큼 로저드뷔에 대한 애정을 지닌 크리스티안 호겐.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시계업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전문가이자 커뮤니케이터 중 한 명이다. 지금까지 8권의 시계 전문 서적을 출간했으며, 다양한 시계 매거진, 웹사이트, 포럼의 에디터로 활약하고 있다. 더불어 주요 옥션 하우스 및 브랜드들과 협업해 시장과 수집의 흐름에 대한 통찰력을 공유하는 그는 오늘날 시계 커뮤니티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목소리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로저드뷔가 이번 워치스 & 원더스를 계기로 공개한 컬렉션들을 계기로, <GMT KOREA>는 그에게 로저드뷔의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디스플레이에 대한 인상과 행사에서 선보인 신제품에 대한 견해를 물어보았다.


로저드뷔의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컴플리케이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 독창적인 메커니즘이 시계 애호가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지 궁금하다.
나는 2001년부터 시계 박람회에 꾸준히 참석했고, 지금까지 시계를 주제로 한 저서를 8권 출간했다. 첫 번째 저서인 2001년 책의 표지에는 로저드뷔의 ‘골든 스퀘어’ 모델이 실려 있다. 이미 그 당시부터 나는 로저드뷔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고, 카를로스 디아스(Carlos Dias)와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모델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작품이다.
이 모델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매력은 무엇인지.
바이레트로그레이드 모델은 복잡한 컴플리케이션과 과감한 숫자 인덱스가 어우러진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당시에는 이처럼 대담하고 정교한 시계를 선보이는 브랜드가 드물었다. 로저 드뷔와 카를로스 디아스가 만들어낸 이 시계들은 시대를 앞서가는 미학과 기술을 담고 있었고, 오늘날 리차드 밀이 선보이는 시계들과도 일맥상통하는,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오트 오를로제리의 정수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워치스 & 원더스 2025에서 처음 공개된 신작을 접했을 때 첫인상은 어땠는지.
‘엑스칼리버 바이레트로그레이드 캘린더’의 경우, 무엇보다도 이 모델의 복잡한 기능성과 섬세하게 더한 자개 디테일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지름 40mm라는 크기가 좋은 변화였다. 최근 로저드뷔의 일부 현대 모델들은 다소 크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이 사이즈는 착용감 면에서 훨씬 더 현대적이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시계 전문가의 관점에서 이번 신작이 지닌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올해 로저드뷔 부스를 방문하면서, 마치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 하우스에 들어선 듯한 감정을 느꼈다. 로저드뷔가 창립한 지 이제 30년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부스에 전시된 시계들이 전하는 스토리는 자연스레 미소를 자아내게 했고, 다시 한번 이 브랜드에 매료되게 만들었다.
로저드뷔는 희소성과 미학적 독창성으로 수집가들 사이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다. 이 브랜드에서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나 개인적인 인연이 있었는지.
레트로그레이드 컴플리케이션, 독창적인 케이스 실루엣, 그리고 유니크한 다이얼 구성은 처음부터 나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나를 사로잡은 순간은 <워치타임(WatchTime)> 잡지의 표지를 본 순간이다. 미국 드라마 <소프라노스(The Sopranos)>의 배우 페데리코 카스텔루치오(Federico Castelluccio)가 로저드뷔 시계를 착용하고 표지에 등장했는데, 기사에서 그가 이 브랜드에 대해 얼마나 매혹되었는지 이야기했다. 아마도 2000년쯤이었을 것이다. 그 경험은 결국 이듬해 출간된 나의 첫 책에 로저드뷔에 관한 챕터를 포함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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