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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혁신의 퓨전, 위블로 매뉴팩처

  • bhyeom
  • 3월 18일
  • 2분 분량

HUBLOT MANUFACTURE 제네바에서 니옹(Nyon)까지 자동차로 20분 정도 달리면 고속도로 바로 옆에 위블로 매뉴팩처가 보인다. 지나다니며 건물은 여러 번 봤지만 직접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시나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은 빅뱅 모양의 커다란 벽 시계. 특이하게도 매뉴팩처의 두 건물 사이로 철길이 관통했는데, 건물을 오가는 멋진 통로에 ‘HUBLOT’라고 적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본격적인 투어에 앞서 먼저 1층 복도의 전시 공간에서 위블로의 역사를 간략하게 훑어보았다. 스위스 시계업계에서 위블로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지녔지만 그동안 이뤄낸 성과와 영향력은 100년이 넘는 브랜드 못지않다. 그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시계를 만들고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위블로 매뉴팩처와 철길 위 건물 연결 통로
위블로 매뉴팩처와 철길 위 건물 연결 통로

시간이 모여 시계가 된다

첫 번째 건물은 주로 케이스와 무브먼트용 부품을 생산하는 곳이었다. 요즘에는 기초 공정에서 많은 브랜드가 자동화 설비를 활용하지만 위블로는 규모와 기술이 남달랐다. 넓은 공간에 일렬로 늘어선 최신 장비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기계를 컨트롤하면서 꼼꼼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었다. 우리를 안내한 가이드분은 이렇게 말했다. 기계식 시계라고 하면 워치 메이커 혼자 작은 공방에서 조립하는 것을 상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하나의 시계를 위해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렇게 여러 사람들의 시간이 모여 비로소 하나의 시계가 탄생한다. 또 같은 건물에는 데커레이션, 전기도금, 표면 마감 등의 부서도 함께 있었는데, 위블로의 장인이 케이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하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작은 다이아몬드 하나가 케이스의 홈으로 들어가 단단하게 고정되기까지,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케이스에 아직도 남아 있는 수많은 홈을 보고 있으니 문득 하이 주얼리 워치의 아찔한 가격이 이해되었다.


자동화 설비로 무브먼트를 마운트하고 주얼을 장착하는 장면
자동화 설비로 무브먼트를 마운트하고 주얼을 장착하는 장면

MP-05 라 페라리를 만나다

철길 건너 또 다른 건물에는 제품 개발 및 마케팅 부서, 무브먼트 조립,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워크숍, 품질 관리 부서 등이 있었다. 무브먼트 조립 파트에는 채광을 위한 커다란 창문 옆에서 워치메이커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혁신의 선두 주자 위블로에서도 무브먼트를 조립하는 풍경만큼은 다른 전통적인 스위스 시계 브랜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곳에 전통과 혁신이 공존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시계에서 가장 중요한 퓨전일 것이다.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워크숍에서는 평소 보기 힘든 위블로 워치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최근 출시된 모델도 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포스 넘치는 것은 대선배 MP-05 라 페라리였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케이스 안에 마치 페라리 엔진처럼 수직 배열된 배럴이 뭔가 비현실적이었다. 이 시계는 파워 리저브가 무려 50일에 달한다. 운 좋게도 전용 도구로 직접 와인딩하는 기회를 얻어 잠시 F1 경기장에서 피트 스톱을 하는 기분을 느껴보았다. 엔진에 생명을 불어넣는 이 멋진 감각. 아마 오래 손끝에 남을 것 같다.'


워치메이커를 양성하는 위블로 트레이닝 센터
워치메이커를 양성하는 위블로 트레이닝 센터

밀링(milling) 생산 라인
밀링(milling) 생산 라인

선명한 컬러 세라믹 소재의 비밀

세라믹 케이스를 제작하는 곳에서는 매직골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세라믹과 골드를 조합한 위블로 고유의 소재로, 일반적인 골드보다 가볍고 스크래치에 강하다. 세라믹의 장점을 고급스러운 골드 소재에 녹여낸 것. 현장에서 날카로운 공구로 긁어보니 상처를 내지 못하고 표면에서 미끌어졌다. 과연 ‘매직’이라 부를 만하다. 위블로의 컬러 세라믹에 대한 이야기도 덧붙였다. 세라믹은 컬러마다 제조하는 온도가 전부 다르기 때문에 깨끗한 원색을 구현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한다.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노하우를 갖춘 위블로는 올해 선보인 오렌지 세라믹 케이스의 빅뱅 유니코를 비롯해 매년 컬러풀한 세라믹 워치를 선보이고 있다. 모든 투어를 마치고 바깥으로 빠져나오니 건물 옆의 보다 넓은 부지에서 새 건물 공사가 한창이었다. 미래의 새로운 공간에서도 위블로의 아트 오브 퓨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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