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거 르쿨트르
- bhyeom
- 3월 14일
- 3분 분량
WATCHES AND WONDERS 2024, JAEGER-LECOULTRE
2007년 예거 르쿨트르가 듀오미터를 내놓기 전까지, 정확한 타임키핑과 아름다운 컴플리케이션은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선 동력의 꾸준한 흐름이 필요한데, 컴플리케이션은 구동할 때마다 이 흐름을 흐트러뜨리기 때문이다. 듀오미터는 컴플리케이션을 위한 별도의 배럴과 기어 트레인을 마련해 이 이율배반을 해결했다. 단일 레귤레이터에 연결된 독립적인 2개의 동력 공급 장치는 기술적 솔루션인 동시에, 완벽한 대칭을 보여주는 미학적 성취이기도 하다. 2024년 메종은 세 종류의 새로운 시계로 듀오미터의 우주가 무한히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듀오미터 헬리오투르비용 퍼페추얼
Ref. Q6202420
지름 44mm
케이스 18K 핑크 골드 케이스
다이얼 실버 오팔린 다이얼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388, , 배럴당 46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헬리오투르비용, 퍼페추얼 캘린더, 문페이즈
스트랩 악어가죽
3축 투르비용과 퍼페추얼 캘린더의 만남
듀오미터라는 발상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정확성에 대한 추구는 더욱 집요해졌다. 헬리오투르비용은 3개의 축에서 회전하는 3개의 티타늄 케이지로 구성됐다. 손목시계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자세에서 중력을 상쇄할 기세다.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딥 블루 래커 배경에 투르비용 케이지가 ‘헬리오(helio-, 태양과 관계됨을 뜻하는 접두사)’라는 이름대로 태양처럼 떠 있다. 탈진 장치가 시계의 심장이라면, 이 3축 투르비용은 외계 생물의 심장이 이런 모습이 아닐지 상상하게 할 정도로 낯선 움직임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2개의 케이지가 30초마다 한 번씩 회전하는 걸로는 부족했는지, 세 번째 케이지는 또 다른 축에서 60초마다 한 번씩 회전한다. 심지어 가운데 놓인 헤어스프링은 흔히 보던 납작한 형태가 아니라 원통형이다. 투르비용이 보여주는 다차원적 역동성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인지, 캘린더 컴플리케이션의 정점에있는 퍼페추얼 캘린더를 소환했다. 4Hz로 진동하는 수동 칼리버 388은 여느 퍼페추얼 캘린더와 달리 시간을 앞뒤로 돌려가면서 설정해도 캘린더 메커니즘의 손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날짜를 큼직하게 보여주는 그랑 데이트 디스플레이도 인상적이다. 3개의 디스크로 표현되는 연도 디스플레이에는 윤년의 마지막 숫자를 빨간색으로 표현해주는 깨알 같은 기능도 있다. 윤년 인디케이터를 따로 두는 방식보다 우아한 해결책이다. 19세기 사보네트 포켓 워치에서 영감받은 44mm 핑크 골드 케이스 역시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디자인이다. 실루엣이 부드러운 케이스는 체감 크기와 두께를 줄여 시계의 착용감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다른 듀오미터 시계와 달리 좌우대칭이 아니라 상하대칭의 레이아웃을 활용해 복잡한 디테일을 더한 여러 인디케이터가 조화롭게 배치되도록 했다. 2개의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도 다이얼 위아래에 배치되어 있다. 동력 소모가 많은 3축 투르비용이 들어갔음에도 배럴당 파워 리저브가 46시간에 이른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듀오미터 크로노그래프 문 핑크 골드
Ref. Q622252J
지름 42.5mm 케이스 18K 핑크 골드
다이얼 실버 오팔린 다이얼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391, 배럴당 5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크로노그래프, 문페이즈, 낮/밤,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스트랩 악어가죽

듀오미터 크로노그래프 문 플래티넘
Ref. Q622656J
지름 42.5mm 케이스 950 플래티넘
다이얼 코퍼 오팔린 다이얼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391, 배럴당 5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크로노그래프, 문페이즈, 낮/밤,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스트랩 악어가죽
듀오미터의 출발점으로 돌아가다
크로노그래프는 구동할 때마다 극적으로 동력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정확한 타임키핑을 방해하기 일쑤다. 그래서인지 2007년에 듀오미터라는 콘셉트를 처음 적용한 컴플리케이션도 크로노그래프였다. 올해는 모노 푸셔 크로노그래프와 천문 컴플리케이션, 점핑 세컨드를 결합한 새로운 듀오미터 크로노그래프 문을 선보인다. 크로노그래프의 숨 가쁜 호흡과 천문 컴플리케이션의 느긋한 움직임을 병치한 것이 특히 매력적이다. 크로노그래프를 구동해보면 6시 방향의 작은 바늘이 1초마다 6회 점프하면서 1/6초 단위까지 측정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반면 낮/밤 디스플레이는 24시간마다 느긋하게 한 바퀴 돌고, 문페이즈는 한술 더 떠서 29.53일의 주기로 더디게 움직인다. 전통적인 섹터 다이얼 디자인에서 영감받아 카운터 각각에 서로 다른 눈금 디자인과 피니시 기법을 적용했다. 그럼에도 다이얼은 통일감과 균형을 잃지 않았다. 다이얼 하단에는 2개의 오픈워크 섹션이 있어 새로운 수동 칼리버 391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물론 디스플레이 백을 통해서는 좀 더 본격적으로 장식된 무브먼트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크라운 하나로 2개의 배럴을 모두 와인딩할 수 있고, 푸셔 하나로 크로노그래프의 모든 작동을 지휘할 수 있다. 파워 리저브는 이번에도 배럴당 50시간. 플래티넘 케이스의 코퍼 다이얼, 핑크 골드 케이스의 실버 다이얼, 두 가지 버전 중 선택할 수 있다. 어느 버전을 고르더라도 42.5mm의 고풍스러운 사보네트형 케이스에 정돈된 오팔린 다이얼을 만날 수 있다.


듀오미터 퀀템 루너
Ref. Q604848J
지름 42.5mm
케이스 스테인리스 스틸
다이얼 블루 오팔린 다이얼
무브먼트 매뉴얼 와인딩 381, 배럴당 5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센트럴 세컨드, 1/6초, 문페이즈, 날짜,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스트랩 악어가죽 스틸 소재로 선보이는 최초의 듀오미터
예거 르쿨트르가 듀오미터를 스틸 소재로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퀀템 루너의 가장 큰 특징은 6시 방향의 카운터에서 숨 가쁘게 회전하는 점핑 세컨드 핸드다. 점핑 세컨드 핸드는 1초마다 6회 점프하면서 한 바퀴를 돈다. 원한다면 1/6초 단위까지 정확한 시간을 읽을 수 있지만,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경이롭다. 사이즈는 크로노그래프 모델과 같은 42.5mm다. 대신 상대적으로 더 단순한 메커니즘을 채택한 만큼 두께는 13.05mm로 얇아졌다. 접근하기 가장 쉬운 가격대의 듀오미터이기도 하지만, 가장 부담 없이 찰 수 있는 사이즈의 듀오미터이기도 하다. 새로운 케이스 디자인은 이 모델에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부드러운 곡선의 돔형 유리 아래 오팔린 딥 블루 다이얼이 은은하게 빛난다. 다른 듀오미터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역삼각형을 이루는 카운터와 2개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는 완벽한 좌우대칭을 이룬다. 케이스 백으로는 선레이 제네바 스트라이프와 블루 스크루 등으로 멋지게 장식된 수동 칼리버 381을 감상할 수 있다. 배럴당 파워 리저브는 5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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