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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쉐론 콘스탄틴

WATCHES AND WONDERS 2024, VACHERON CONSTANTIN


 

1755년 창립된 바쉐론 콘스탄틴은 올해 대선배의 역량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기술적, 예술적으로 탁월한 타임피스를 선보이면서도 시계업계의 트렌드 역시 세련되고 우아하게 해석해냈다. 특히 무려 11년 만에 완성된 캐비노티에 더 버클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포켓 워치는 메종의 워치메이킹에 경외감을 느끼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11년 만에 완성된 63개의 컴플리케이션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 기록이 마침내 깨졌다. 메종은 올해 캐비노티에 더 버클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으로 자신이 2015년 레퍼런스 57260으로 달성한 기록을 넘어섰다. 이 포켓 워치는 무려 63개의 컴플리케이션과 2877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세계 최초로 2200년까지 프로그래밍된 차이니스 퍼페추얼 캘린더를 갖추었다. 태음력은 태양력보다 훨씬 복잡하고 불규칙하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놀라운 기술적 위업이다.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고 정교한 이 시계는 완성까지 총 11년이 걸렸다. 3명의 워치메이커가 참여했고, 무브먼트 조립에만 1년이 소요되었다. 참고로 ‘버클리’는 이 시계 제작을 의뢰한 인물의 이름이며, 기존 세계신기록을 보유한 레퍼런스 57260 역시 그가 의뢰했다고 한다.





차이니스 퍼페추얼 캘린더는 이 시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기능이다. 워치메이커들은 캘린더를 알고리즘 형식으로 모델링한 다음, 이를 2200년까지 프로그래밍된 메커니즘으로 역법의 불규칙성을 따를 수 있도록 변환했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는 기계식 ‘뇌’를 고안했다. 이 장치는 캘린더를 구성하는 태음 주기, 태양 주기, 메톤 주기를 하나씩 구동한다. 특히 황금수라고 불리는 19년 단위의 메톤 주기는 3시 방향의 카운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음력 설날의 정확한 날짜를 표시하는 디스크 타입 디스플레이를 추가했으며, 기본적인 캘린더 기능 외에도 육십갑자 주기와 관련해 풍성한 정보를 제공한다. 9시 방향의 카운터에서는 10개의 천간과 음양의 성질, 그리고 관련된 오행을 통합해 점핑 디스플레이로 하루의 정보를 표시한다. 또 3시 방향 카운터에서는 십이지지를 확인할 수 있고, 문페이즈 아래에 위치한 창에서 올해의 십이지지에 해당하는 동물 실루엣을 감상할 수 있다. 문페이즈와 월령은 12시 방향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1027년 동안 조정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케이스 뒷면에서는 24개 절기로 구성된 농력과 월의 길이, 계절, 하지와 동지, 춘분과 추분을 표시한다.


한편 이 시계는 태음력과 태양력을 정교하게 통합한 천문학적 시계이기도 하다. 그레고리안 캘린더의 복잡한 규칙을 반영해 평년과 윤년을 구분한다. 또 뒷면의 스카이 차트를 통해 상하이에서 관측 가능한 별자리를 표시하는데, 이 천체 디스크는 1항성일(23시간 56분 4초)마다 정확하게 한 바퀴 회전한다. 진태양시와 평균태양시의 차이를 계산해 균시차를 표시하며, 상하이 기준으로 일출/일몰 시간, 낮/밤의 길이를 계산한다. 웨스트민스터 카리용을 적용한


그랑 소네리와 알람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셀렉터로 스트라이킹 모드, 나이트모드, 사일런스 모드를 선택할 수 있고, 그랑 소네리에서 프티 소네리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전용 배럴로 자체적인 에너지를 갖춘 알람 기능도 제공한다. 이 또한 알람 토크를 확인할 수 있고 일반 포지션과 카리용 포지션을 선택할 수 있다. 시계의 심장부에는 크로노메트리 수준의 정확성을 위해 3개의 축을 갖춘 아밀러리 투르비용 레귤레이터를 탑재했다. 이는 중력의 영향력을 상쇄할 뿐 아니라 매혹적인 기계적 움직임을 선사한다. 그 밖에도 스플릿 세컨드 크로노그래프, 세컨드 타임존과 월드 타임 기능을 갖추었고, 시계 작동에 필요한 다양한 인디케이터를 추가했다. 이러한 기술적 성취는 메종의 탁월한 장식과 마감 기법을 통해 미학적 성취로 이어진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경이로운 방법으로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간의 방정식을 증명해냈다. 63개의 컴플리케이션을 모두 소개하고 싶지만 이 책의 여백이 너무 좁아 적을 수가 없다.

캐비노티에 더 버클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Ref. 9901C/000G-B472

지름 98mm

케이스 화이트 골드

무브먼트 기계식 매뉴얼 와인딩 칼리버 3752, 약 6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차이니스 퍼페추얼 캘린더를 포함한 63개 기능

다이얼 오팔린 실버톤



트래디셔널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

Ref. 5100T/000P-H041

지름 42.5mm

케이스 950 플래티넘, 3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매뉴얼 와인딩 칼리버 3200, 약 65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스몰 세컨즈, 투르비용, 모노 푸셔 크로노그래프,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

다이얼 샌드 블라스트 플래티넘

스트랩 다크 블루 앨리게이터 레더





플래티넘 케이스에 담은 투르비용과 크로노그래프


진정한 수집가를 위한 메종의 엑설런스 플래타인 컬렉션에 트래디셔널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 워치가 새롭게 합류했다. 지난 2020년 처음 선보인 이 타임피스는 기능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디자인을 갖췄다. 12시 방향에 큼직한 투르비용이 위치하고, 3시 방향에는 그보다 작은 원형의 45분 크로노그래프 카운터, 6시 방향에는 가장 작은 원형의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자리한다. 서로 다른 3개의 원이 만들어내는 비대칭 구조의 여백에 메종의 로고가 말테크로스와 함께 자리한다. 자칫 어색할 수 있는 레이아웃이지만 완벽한 비율로 균형을 잡았다. 오히려 트래디셔널 컬렉션의 정제된 디자인 속에서 비대칭 레이아웃이 흥미로운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이 독특한 디자인을 구현하는 무브먼트는 메종 창립 260주년을 기념해 개발된 칼리버 3200이다. 모듈러 구조가 아닌 투르비용과 모노 푸셔 크로노그래프가 완벽하게 통합되어 있으며, 복잡한 구조를 갖췄음에도 두께는 6.7mm에 불과하다. 또 무브먼트의 모든 부품에 세심한 피니싱을 더해 기계적인 미학을 극대화했다. 다른 모든 엑설런스 플래타인 컬렉션과 마찬가지로 이 시계의 케이스 역시 진귀한 플래티넘 소재로 제작되며, 스트랩의 스티치조차 브레이드 실크와 플래티넘 원사로 제작한다. 안목이 탁월한 수집가를 위해 50피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인다.




오버시즈 셀프 와인딩

Ref. 4520V/210R-B967

지름 41mm

케이스 핑크 골드, 15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오토매틱 칼리버 5100, 약 6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초, 날짜

다이얼 그린

스트랩 핑크 골드 브레이슬릿, 그린 카프 스킨 레더, 그린 러버





선버스트 그린 다이얼의 오버시즈


몇 년간 이어진 그린 컬러 트렌드가 거의 마무리되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올해는 그린 다이얼을 장착한 신작이 드물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멋진 그린 다이얼 타임피스가 등장했다. 메종을 대표하는 스포츠 워치, 오버시즈 컬렉션에 선버스트 그린 다이얼 모델이 새롭게 추가된 것. 실물을 보니 뒤늦게 등장한 이유가 있었다. 핑크 골드 케이스에 담긴 그린 다이얼은 지금까지 봐온 그린 다이얼과 전혀 다른 깊이와 색감을 자아낸다. 식물과 숲을 연상시키는 딥 그린 컬러인데, 자연의 부름에 응하는 컬러라는 점에서 여행과 탐험을 추구하는 오버시즈의 정신과 완벽하게 부합한다. 이 새로운 그린 컬러의 매력을 강조하기 위해 마감 기법에도 섬세함을 더했다. 깊이감을 선사하는 반투명한 래커 다이얼에 선버스트 새틴 브러싱 마감으로 우아한 빛 반사를 연출했다. 이번 그린 컬러는 핑크 골드 케이스, 아워 마커, 핸즈가 함께하기 때문에 매력이 배가되는 것 같다. 스틸 모델이 없어서 아쉬운 사람도 있겠지만 핑크 골드야말로 이번 다이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확신한다. 새로운 그린 다이얼 오버시즈는 데이트 디스플레이를 갖춘 35mm 젬 세팅, 41mm 셀프 와인딩 모델, 42.5mm 크로노그래프, 41mm 듀얼 타임 디자인까지 총 네 가지 레퍼런스로 출시된다. 새로운 다이얼 컬러에 맞춰 그린 카프 스킨 레더 및 러버 스트랩을 함께 제공하며, 별도의 도구 없이 간편하게 교체할 수 있다.





패트리모니 문페이즈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

Ref. 4010U/000G-H070

지름 42.5mm

케이스 화이트 골드, 30m 방수

무브먼트 기계식 오토매틱 칼리버 2460 R31L, 약 40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 시, 분,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 문페이즈 다이얼 올드 톤 실버

스트랩 올리브 그린 앨리게이터 레더





매력적인 컬러로 돌아온 미니멀리즘


개인적으로 이번 워치스 & 원더스에서 공개한 모든 타임피스 중 가장 탐나는 드레스 워치 중 하나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올드 실버 톤 다이얼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색감을 자랑한다. 올해 워치스 & 원더스 출품작은 전반적으로 채도 낮은 새먼·코퍼·샴페인 골드 컬러가 주를 이뤘는데, 새 패트리모니의 올드 실버 톤 다이얼은 앞서 언급한 어떤 컬러에도 속하지 않는 제4의 영역에 있다. 빛의 각도에 따라 새먼·코퍼·샴페인 골드의 경계를 넘나드는데, 그 색채가 동양인의 피부 톤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마치 은신한 것처럼 손목에 숨어 있다가 필요할 때 은은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드레스 워치에 최적화된 컬러다. 특히 화이트 골드 케이스 모델은 올리브 그린 앨리게이터 레더 스트랩과 함께 완벽한 색 조합을 보여준다. 새로운 컬러의 패트리모니는 메종의 시그너처 컴플리케이션 중 하나인 문페이즈 레트로그레이드 데이트 모델, 그리고 미니멀리즘이 돋보이는 매뉴얼 와인딩 모델로 만나볼 수 있다.히 매뉴얼 와인딩 모델은 클래식한 39mm의 지름으로 리뉴얼되어 보다 완벽한 사이즈와 착용감을 선사한다. 에디터의 첫 번째 골드 워치는 이 시계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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